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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이는 현직 대학병원 검진센터 문진 판정업무 중이며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공장형 검진센터와 2차 병원 등에서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검진받으실 분들에게 조금의 정보를 주고자 쓴 글이라고 합니다. 잘 보시고 필요한 정보 가지고 가셨으면 합니다. 12월이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건강검진의 연말입니다. 한 해 동안 미루어 오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마지막 달인 12월에 다들 오시나 봅니다. 그럼 나라에서 공짜로 해주는 '공단검진'과 '국가암검진'이 아니고 보통 중견 이상의 회사에서 복지차 해주거나, 사비를 들여서 하는 패키지형 종합건강검진을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검진받기 전에 알아볼 것들 정이해 봤습니다.
검진받을 때 알아야 할 원칙
-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검진을 비수기에 받자는 것입니다. 연말로 갈수록 성수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2월 말일에는 전쟁통이던 센터가 신정 지나고 나면 아주 조용합니다. 이때가 검진을 받기 제일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1월이나 2월에 검진받는 것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원하는 날짜, 시간 다 맞출 수 있고 대형 검진센터는 프로모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12월 같은 경우 위-대장 내시경은 꽉 차서 시간도 엄청 걸리고 딴 검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자주 생깁니다. 12월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검진은 검사이고 진료가 아닙니다. 머리가 종종 아프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뇌 CT를 선택해 찍고 영상의학과가 일괄적인 판독을 하고 그 판독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옮겨주는 게 '판정'입니다. 판독상 큰 이상이 없더라도 이 사람의 두통이 어느 종류인지를 감별하고 어떤 약을 쓸지 결정하는 건 진료의 영역입니다. 이렇게 검사한 걸 참고 삼아 진료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좋은데 검진이 끝나고 나서 그날 찍은 영상들을 모두 CD로 카피해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머리가 아픈 환자는 신경과에 가서 이날 찍은 CT를 직접 볼 수 있게 하면 되는 겁니다. 검진으론 괜찮았다고 해도 내가 머리가 아프거나 불편하면 이렇게 해서 진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검진은 딱 검사하는 데까지입니다. 물론 한 명 한 명 세심한 문진과 판독이 다 나온 후에 꼼꼼한 설명을 받을 수 있다면 좀 다르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되는 검진센터는 적기 때문입니다. 너무 바쁠 땐 피하라는 말이 이런 것도 포함한다고 봐야겠습니다. 요약하자면 나는 머리가 아픈데 검사결과는 이상 없다고 하면 거기서 끝나는데 이 자료를 챙겨서 진료를 받으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자료를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검사 결과만 가지고 얘기를 해주기 때문에 꼼꼼하게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합건강검진 어디서 받을까요?
- 크게 KMI로 대표되는 공장형 검진센터, 2차 병원, 대학병원으로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마 다니시는 회사에서 지정 검진센터들 몇 군데가 있을 거라 선택이 어렵지는 않으실 겁니다. 기본적인 보급형 검진은 세 군데 다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진료 연계성이나 인프라 등에 있어서 가격차이가 난다고 보면 됩니다. 지병이 없거나 조절 잘 되는 대사증후군 정도가 정도가 있는 경우는 공장형 검진센터도 무난하게 받기엔 좋습니다. 굳이 비싼 곳 갈 필요는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지난 검사와의 비교이기 때문에 가려면 같은 곳에서 매해 받아야 더 좋다고 생각하시며 됩니다. 작년이나 재작년에 갔던 곳을 가시면 됩니다. 대학병원은 진료 연계성이 좋고 일반 공장형 센터에서 할 수 없는 검사들이 몇 가지 더 가능합니다.(조영제를 쓰는 CT, 운동부하검사 등등 비싼 패키지에 포함됩니다.)
- 용종 절제 같은 경우에 좀 오래 공들여야 하는 시술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공장현 센터에선 하염없이 붙잡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연계된 종합병원으로 당일 의뢰서를 써서 보냅니다. 대학병원도 다 그 자리에서 시술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 횟수가 공장형 센터 보단 덜 합니다. 또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되니까 좀 더 고령환자가 내시경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봅니다. 70대 이상이면 병원급을 권합니다.
- MRI 같은 경우 보통 진료 보는 병원급은 요즘 거의 다 3T라고 최근에 나온 기계를 쓰는데 공장형 검진센터는 아직도 옛날 1.5T를 쓰는 곳이 많습니다. 초음파검사는 초음파사가 거의 잘해야 하기 때문에 어디 가나 하향평준화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3. 어떤 항목을 검진하시겠습니까?
- 보통 보급형 제휴 검진 패키지를 보면 30만 원선의 가격대는 피검사, 시력, 심전도, 인바디, 청력, 상복부 초음파: 간, 신장, 담낭, 담관, 비장 정도, 췌장은 잘 보기 힘든 부위, 간도 뱃살이 많으면 적확도가 떨어짐, 위내시경 정도의 구성입니다. 이 기본에 뭘 추가할지를 보면 대장내시경입니다. 지난 검사에 대장에 변이 덜 남아있었고 용종도 때고 그것도 양성이었다고 하면 3~5년 간격이면 충분합니다.
- CT시리즈를 보면 흡연하는 분은 폐를 찍으시고 요추나 경추가 불편해서 진료몰 예정이면 찍어서 CD로 자료 복사해 두고 진료 볼 때 사용하면 됩니다. 비만, 흡연,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 등의 질병이 있다면 관상동맥 석회화 CT를 찍으면 됩니다. 이건 심장에 중요한 관산동맥이 얼마나 찌꺼기가 꼈는지를 보는 가라 도움이 됩니다.
- 초음파의 경우 갑상선은 무조건 하시고 경동맥 초음파는 뇌로 가는 뿌리가 되는 혈관이고 혈관상태를 보기 위해 의미가 있으니 권해드립니다. 유방 초음파는 35세 이상이면 초음파 이외의 유방검사는 다 하시면 됩니다. 초음파 중 제일 어려운 게 유방암이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잘하는 사람 찾아다니는 것도 힘들 때가 많으니 평소 때대면 꼭 받아야 합니다. 뭔가 나왔다고 하면 유방외과 진료를 따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거 외에는 굳이 이상 있는 거 아니면 안 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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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RI는 예방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의학적인 관점이지만 이 싸고 편리한 한국의료에서 위험성도 없는 검사를 굳이 안 할 이유도 없습니다. 보통 뇌 MRI MRA 중 고를 수 있는데 MRI는 뇌를 보는 검사고 MRA는 뇌를 먹여 살리는 혈관을 보는 검사라서 같이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가격이 걱정이라면 번갈아 가면서 찍으면 됩니다. 이번엔 이것 찍고 다음엔 저것 찍고 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하나만 찍어야 한다면 MRA를 먼저 찍는데 예방이 불가능한 뇌혈관 병변이 종종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뇌동맥류와 동정맥기형 같은 터지기 전엔 증상이 없어서 이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관과 뇌가 다 괜찮다고 확인됐으면 자주 할 필요는 없고 대충 십 년에 한 번 정도로 권하는 편입니다. 공장형 검진센터에서 본다면 화질이 좀 떨어지는 것도 있고 세팅도 간단한 편이라 병변이 있다고 나오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볼 때 다시 좋은 기계로 찍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상이 있어서 다시 찍을 땐 의료보험이 적용되니 백만 원씩하고 그러진 않습니다.
- 유전자 검사는 몇 가지 메이저 질병들 걸릴 확률 분석해 주는 검사인데 굳이 급하게 권하진 않습니다. 골밀도 검사는 40대 이후라면 해보시고 위조영술은 그냥 하지 마시고 내시경을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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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 외에 챙겨볼 것은? 주의사항!!
- 평소 먹는 약이 서너 알 이상 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 두 가지 이상이 있거나, 뇌나 심장 문제가 있으신 분이라면 처방약 확인은 꼭 필요합니다. 주로 '아스피린 계열 약'이라고 하는데 아스피린 말고 항혈소판제는 워낙 다양합니다. 항혈소판제의 경우 거의 대부분 1주일만 그 약만 안 먹으면 됩니다. 당뇨혈압약은 꼭 챙겨 드셔야 됩니다. 혈압약은 검진 날 새벽에 물 한 모금과 같이 먹어야 합니다. 혈압이 너무 높으면 내시경 못 하게 됩니다. 또 심장 수술을 하셨거나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있는 경우엔 좀 더 센 항응고제를 먹는데 자렐토, 릭시아나, 와파린 같은 약들입니다. 이건 꼭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하고 끊어도 되는지, 끊는다면 며칠 끊어야 하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 수면 검사 하면 운전하면 절대 안 됩니다. 기본입니다.
- 판정문 나오면 꼭 읽어봐야 합니다. 용어가 어려워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어도 다른 건 필요 없고 '어디 어디 진료를 보십시오'라고 적혀있으면 그 진료를 봐야 합니다. 판정문을 봐야 이것도 지킬 수 있습니다. 딴 건 몰라도 진료보라는 말이 있는지 꼭 확인하시면 됩니다.
- 여성분도 검진날이 매직데이이면 소변검사와 자궁경부암 검사 빼고 상관없습니다. 꼭 하신다면 자궁경부암 검사도 어떻게든 나오긴 합니다. 소변검사도 할 수는 있는데 혈뇨처럼 나올 수 있습니다.
- 헬리코박터균은 두 가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병변 점막을 꼬집어서 쫌 뜯어내고 검사 키트로 확인하는 방법과 특수한 염색 방법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검사해서 헬리코박터 여부가 확인되고 균이 있으면 웬만하면 제균치료를 권합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면 비수기에 받는 게 좋고 공장형 검진센터도 괜찮다. 아프거나 검사에 이상이 있다고 하면 꼭 진료를 받아야 하고 검진 판정문을 꼭 확인해서 진료받으라는 말이 있으면 빨리 병원 가자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다들 검사 잘 받으시고 아픈데 없이 올해 마무리 잘하세요~
건강검진 이외에도 다른 검사를 알아보고 싶으시면 한번 둘러보셔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